|
한 철학자가 자신의 몸으로 겪은 우리나라의 현실과 역사를 담은 책 ‘촛불철학’(풀빛) 을 출간했다.
전남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나온 광주 출신 황광우 작가가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5년이다. 그는 당시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교도소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집필은 이후 20년간 네 차례 더 진행되지만 그때마다 여러가지 이유로 결국 출간을 포기했다. 이 덕분에 책에 실린 글들은 모두 독자적이다. 집필된 시대에 따라 물가수준과 화폐가치도 다르다. 심지어 일부는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출간을 포기하곤 했던 저자가 다시 집필을 마음먹게 된 계기는 촛불집회다. 촛불집회를 지켜본 저자는 지난 3월 다시 집필을 시작했고 결국 출간에도 성공한다. 책에서 저자는 ‘성장의 시대’는 끝나고 ‘성장하지 않는 시대’에 돌입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제는 ‘성장’이 아닌 ‘인간다운 삶과 행복’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50년 현대사를 반추한다. 이는 우리가 ‘적폐’라고 하는 것들, 성장의 시대에 만들고 쌓은 수많은 사회적 모순의 근원과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그 모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기 위함이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1970년대의 ‘대한뉴스’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 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독재자의 치적을 홍보하는 대한뉴우스를 시청해야만 했다. 이야기는 민중을 학살한 범죄자들이 대통령이 시대에 이러한 ‘비정상’이 완전히 뿌리내린 시기까지 이어진다.
2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 10대 재벌의 곳간엔 600조원이 넘는 부가 쌓여 있지만 서민의 가계부채는 1300조원이 넘는다. 재벌은 팽창했고 민생은 파탄 났다. 그러나 성장주의의 뿌리는 여전히 깊다. 이런 성장 프레임을 쓸어내지 않는 한 적폐는 청산되지 않는다. 저자는 부정축재와 부동산 투기, 비정규직과 차별, 입시지옥과 청년실업은 모두 ‘성장’이라는 독나무에 열린 독열매라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3부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세상에 대한 몇 가지 구체적인 모습이다. 저자는 새 정부에 부정축재 재산 몰수, 최저시급 1만원 보장, 공공주택 보급 등 10가지를 요구한다.
김휘송 jebo@jijace.com
2026.10.17 (토) 21:39













